커핑을 마친 후 꼬미딴 데 도밍게스Comitán de Domínguez에 위치한
아그로삐구아리아 데 로스 알토스Agropecuaria de los Altos 파티오를 방문했다.
파티오가 위치한 곳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더라도 선선한 온도를 유지한다.
파티오와 창고의 위치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아닌가!
비가 오면 걷어 보관했다가 다시 널어 말린다.
건기에는 태양에 달궈진 바닥에서 말리는 게 아프리칸 베드보다 건조가 더 빠른 경우도 있다고.
이곳에서는 체리상태로 받아 말리기도 하고 파치먼트의 상태로 오면 수분을 측정해
더 적절한 상태로 말리기도 한다.
커피 마을에서 농민들이 가지고 오는 체리를 조금씩 구체적으로 구분해 작업하며,
약 보름 간격으로 수확해 건조작업을 시행한다. 같은 해, 같은 나무의 가지에서 수확한 체리라도
1차보다 2, 3차 수확한 체리가 천천히 익어가며 영양분과 당도도 높아진다. 따라서 수확 순서를 구분한다.
또한 한 마을에서 오는 같은 품종도 따로 구분해 농장주 이름까지 정리하기 때문에
점점 더 역추적이 가능해지고 있다.
재미있었던 건 농장에서 자기 것을 표시하기 위해
일부러 쪼갠 옥수수를 체리 자루에 한두 개 가량 넣어 보내는 것이었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그들다운 방법이다.
곧 파티오와 가까운 곳의 우니온 데 에히도스 데 라 셀바Uniión de ejidos de la Selva 드라이 밀로 이동했다.
귀한 드라이 밀이 파티오와 가까이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장점이다.
이동 거리에 따라 운송비용이 드는 것은 어느 나라나 다 같겠지만,
우리나라의 18배 정도 크기인 멕시코에선 이동 거리가 짧은 게 또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도 파티오와 같은 기후 조건에 창고 천장이 높아 통풍이 잘된다.
따라서 창고 안이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현재는 한창 수확기라 들어온 물량이 적은 편이었으나
운이 좋게도 그린빈으로 가공하고 분류하는 공정이 이뤄지고 있어
전체 과정을 볼 수 있었고 그 규모도 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