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산지투어 두 번째 이야기. 멕시코의 커피산지로 가면 마을이 있고,
구성원은 대부분 친인척 관계다. 따라서 개별 농장보단 각 마을의 분위기와
마을 커피의 지리적, 환경적 특징을 소개하고자 한다.
유기농 커피 생산국, 멕시코
멕시코는 디아즈 대통령의 독재 정권에 항거한 후에야, 농부들의 독자적 커피 재배가 가능했다.
정부의 주도 하 인메카페INMECAFE(멕시코커피연합회)를 설립하면서
커피가 국가 주요 수익원이 됐지만, 다시 국가부도 사태로 인메카페가 무너지며 고비를 겪었다.
현재는 소규모 생산자가 조합 성격의 조직을 만들어 조금씩 자주적 움직임을 보인다.
조직 측에서 공정 거래 가격에 준하는 금액을 매겨, 세계 시장에 집단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커피 업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기농 커피 생산을 부추기며 기술지원 및 자원공급 노력을 보였다.
그 결과 멕시코는 유기농커피 생산국 1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멕시코의 많은 생산지 중 오악사카와 치아파스는 가장 빈곤한 지역이라 시장에 직접 내다 팔
기회가 없는 사람이 많다. 또한 유기농 인증을 따로 받지 않았더라도, 농약을 구입할 재정이 부족해
거의 대부분 유기농 경작으로 이뤄진다.
치아파스 농민의 대다수는 정부로부터 나눠받은 1~3ha규모의 토지에 소규모 경작을 시행한다.
이 특징을 잘 관리한다면 마이크로랏 커피를 만들기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산 라파엘 마을의 풍경
첫 일정은 산 라파엘 마을이었다. 천사를 가리키는 스페인어 ‘산 라파엘San Rafael’이란 이름 따라
정말 천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을까. 맑은 공기와 포근한 햇살로 마음은 더욱 설렜고,
굉장히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마을에 도착하자 커피나무를 경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악수를 청하면서 반가워했다.
산 라파엘 마을은 햇빛이 아주 강하지만, 기본적으로 바나나 나무를
셰이드 트리로 사용하고 그 간격이 촘촘한 편이라 그늘이 충분했다.
자연생식에 필요한 벌레를 나무와 토양에서 볼 수 있었는데
유기농 경작의 증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셈이다.
손질을 따로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자란 나무가 야생의 느낌을 풍겼다.
토양은 굉장히 비옥했지만, 건조한 날씨임에도 질퍽하고 미끄러웠다.
경사진 이곳에서 체리를 수확해 운반할 농부들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Writer / Photographer 조은지
2018 마스터오브커핑 챔피언